배우 사강이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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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활동에 직장 생활까지 매일이 바쁘겠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진정한 ‘엔잡러’로 살고 있어요. 여기 가면 산양유를, 저기 가면 골프용품을 팔고, 아이들과 있을 땐 엄마가 됐다가 방송할 때는 배우가 됐다가 오늘은 모델이잖아요. 정신없고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 누군가는 한 가지 일을 해내기에도 벅찰 텐데 대단해요. 예능 프로그램 <솔로라서>를 통해 번아웃 증후군 진단을 받기도 했던데, 정신적·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나요?


성향상 멀티가 불가능해요. 게다가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 그런 사태까지 갔었죠. 자기 직전까지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자면서도 생각을 멈추지 못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잠에도 영향을 받기 시작한 거예요. 좀 괴로웠어요. 그래서 이제는 비워내는 연습을 해요. 마냥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기도 하고 채우기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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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면증과 번아웃 증후군 진단 이후 스스로를 돌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전에는 밖에서의 문제와 고민을 집까지 끌고 들어왔는데, 지금은 집에서라도 최대한 덜 생각하려고 해요. 또 <솔로라서>를 통해 만난 심리상담센터 상담사에게 “꼭 몇 시간을 자야만 마음이 편하다는 강박 때문에 더 힘들 수 있으니 2시간, 3시간을 자도 개운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꿔보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마음가짐을 바꾸니까 요즘엔 짧은 시간이라도 잘 잤다 싶어요.


📷 드라마 <나미브>에서는 주인공인 스타 제작자 강수현의 여동생 강주현 역으로 활약했죠. 오랜만에 작품을 하면서 현장 분위기나 다른 배우들과의 합은 어땠나요?


20년 전 같이 작품을 했던 이효정 선생님과 오랜만에 만나 반갑고 마음이 편했어요. 성병숙 선생님, 고현정 선배까지 항상 합이 좋았죠. 촬영 현장의 변화는 2022년 <너와 나의 경찰수업> 당시 이미 느꼈어요. 예전과 달리 카메라가 여러 방향에서 몇 대씩 돌아가고 평상시 볼 수 없는 최첨단 장비가 소품으로 사용돼 신기했어요. 손글씨가 꼼꼼히 적혀 있는 대본이 왠지 모르게 정감 있던 옛날이 가끔 그립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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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연기를 보는 게 힘들다며 배우로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과 갈증이 여전한가 봐요.


어떻게 보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결혼하고 외국으로 떠났기 때문에 아쉬움과 미련이 있었어요. 더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도 하지 못한 숙제처럼 남아 있고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살이를 배우듯 연기도 서서히 알아가고 익혀야 하는데 중간에 뚝 끊겨버린 탓에 아직도 어렸을 때의 연기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오만석 선배에게 어떻게 연기하고 어디에 무게중심을 둬야 할지 많이 물었죠.


📷 ‘채소자매’는 <대결! 반전 드라마> 속 코믹 연기를 보고 너무 좋아했다면서요?


주변에서 “네 엄마가 옛날에 이랬어” 하는데, 아이들 수준에 <반전 드라마>가 딱 맞겠더라고요.(웃음) 영상이 짧은 데다가 내용도 웃기고 재미있잖아요. 애들도 어렸을 때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 TV에 나왔다는 것 자체를 신기해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드라마에 대한 호기심은 확실히 있어요. 현실이 아닌 극인데도 “저건 어떻게 하는 거야?” “정말 다친 거야?” 하며 아이다운 질문을 할 땐 정말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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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채흔이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고요? 아이들에게서 발견하는 나의 모습이 있다면요?


첫째 소흔이는 확실히 아빠를 닮았어요. 무언가를 시키면 주저하지 않고 끼도 넘쳐요. 제 MBTI가 E 중에 가장 I 같다는 ENTP거든요. 둘째 채흔이는 제 성향을 닮은 것 같아요. 앞에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도 어렸을 때 누가 뭐 시키면 절대 안 했거든요. 그래서 <강호동의 천생연분> 같은 예능에 출연해 사람들 앞에서 댄스 신고식을 할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웃음)


📷 아이 등교를 위해 1시간 거리를 오가고 연필을 손수 깎아주는 다정한 면모가 인상적이던데, 두 딸에게 어떤 엄마인지 궁금해요.


저는 두서없는 엄마예요. 그나마 따지자면 친구 같은 엄마에 가깝겠죠. 굉장히 엄하지만 어떤 엄마들보다 열려 있어요. 저도 그렇고 아이들도 새로운 경험을 좋아해요. 전국에 있는 방탈출 카페는 거의 다 가봤을 거예요. 제가 운동신경이 좋은 편인 데다 함께 게임이나 스포츠를 즐기다 보니 아이들의 게임과 스포츠 조기교육이 잘돼 있어요. 조만간 클레이 사격장에도 함께 가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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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년 차 배우, 골프용품과 유제품 브랜드에서 일하는 직장인, 두 딸의 엄마 중 타고난 성향과 기질에 가장 잘 맞는 역할은 뭐예요?


다 너무 어려워요. 엄마로서는 아이들이 커갈수록 ‘내가 이렇게 하는 게 아이들한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소흔이와 채흔이의 성격이 전혀 달라 첫째 키웠던 노하우를 둘째에게 적용할 수도 없고요. 이건 평생 숙제이자 고민일 것 같아요. 배우로서도 마찬가지예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렵거든요. 그리고 제가 디자인한 골프용품이 올봄에 나오는데 아직 소비자 반응을 모르잖아요. 작년에 뿌린 씨의 수확이 어떨지 봐야 하는 상황이에요.


📷 다시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을 담은 오늘 화보의 콘셉트가 마음에 드나요? 더 자주 화면 속 사강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요.


연극 무대에 한번 오르고 싶어요. 연기 실력을 늘리려면 정통 연극을 해봐야 한대요. 기회가 된다면 좋은 연극과 영화에 참여해보려고요. 아무래도 배우는 배우다워야 하잖아요. 드라마도 많이 했는데 예능으로 기억하는 분이 많아요. 예능에서의 모습이 더 강렬했나 봐요. 뭐든 기억해주시면 진짜 감사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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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소망과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말하는 대로 이뤄지기를 바랄게요.

배우로서는 이전에 해보지 않은 매체에서 색다른 캐릭터로 “쟤가 사강이었어?”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골프용품과 산양유 브랜드도 잘되면 좋겠고요. 엄마로서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더욱 지혜로운 엄마가 되기를, 소흔이의 사춘기가 무난하게 지나가기를 바라요. 예전에 책에서 봤는데 엄마랑 맞서 싸울 때 아이의 모습이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의 모습이 된대요. 그러니 자식들이 나를 이기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라고요.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으며 엉뚱한 행동을 할 때 화도 나지만 ‘많이 컸네. 세상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어’ 하는 마음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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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Editor 박유은

Feature Editor 전혜라

Photographer 주용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