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도화지에 우혜림이라는 색을 입히다 



혜림 주부생활 화보 이미지타이 블라우스 톱 OBZEE 스퀘어 이어링 DANA BURTTON 

둘째 아들 시안이를 출산한 지 4개월이 됐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KBS 월드 라디오 DJ로 복귀해 ‘혜림의 원더 아워스’를 진행 중이고, KBS2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고 있어요. 그 외 시간은 육아를 하며 보내죠. 시우랑 시안이가 3살 터울이라 챙겨줘야 할 것이 달라 바쁘지만, 그래도 남편과 시어머니께서 같이 육아를 하고 있어서 너무 힘들진 않아요. 온 가족이 함께 키우고 있어요.(웃음)


산후 건강관리가 필요한 때예요. 첫째 출산 후에는 필라테스, 자이로토닉 같은 운동을 배우기도 했잖아요. 


시간이 없다고 하면 핑계겠지만 아직 시작한 건 없어요. 운동을 원래 안 좋아해서 최대한 안 하려는 핑계를 대고 있죠. 근데 시우와 함께 있으면 저절로 유산소 운동이 돼요. 엄청 활발하거든요. 같이 놀아주다 보면 제대로 운동한 느낌이에요.(웃음) 둘째를 열심히 안아주면 근력 운동도 되고요. 그래서인지 근육량이 늘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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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와 둘째 출산 이후 다른 점도 있었나요? 


두 번 다 똑같이 20kg 정도 살이 쪘어요. 첫째 출산 후에는 살이 전체적으로 금세 빠졌는데, 둘째 때는 뱃살이 진짜 안 빠지더라고요. 정말 고민이에요. 대신 회복은 둘째 때가 훨씬 빨랐어요. 첫째 낳고 한 달 동안 허리를 못 펴고 다닐 정도로 고생을 해서, 둘째 때는 부디 고생 안 하고 잘 회복되길 간절히 바랐거든요.


동생이 생긴 뒤 시우의 반응은 어땠나요? 


첫째가 동생의 등장을 격렬히 거부한다고 해서 늘 얘기해 줬어요. 엄마 뱃속에 동생이 있고, 이제 곧 우리 가족이 될 거라고 계속 알려줬죠. 동생을 질투할 수도 있으니 부모가 중간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거든요. 시우가 상처받지 않도록 알게 모르게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인지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동생부터 찾아요. 또 시우가 이제 막 말이 터서 아무래도 집중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오히려 둘째 시안이한테 미안할 때도 있어요. 시우가 집에 있을 때는 더 관심을 주다 어린이집에 가면 마음껏 시안이를 예뻐하죠.

 

혜림 드레스 혜림 주부생활 화보 이미지백리스 드레스 J.ALLEY 화이트 펌프스 IROSTYLE 진주 이어링 J.ESTINA

 아이에게서 나와 남편을 닮은 모습을 종종 발견하기도 하죠? 


시우한테 조금씩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저는 낯가림이 심하고 어렸을 때부터 집에 모르는 사람이 오면 되게 신경 쓰였거든요. 그래서 마이 웨이인 남편을 닮았으면 했지만, 아쉽게도 그 부분은 저를 닮았어요. 남편의 운동신경과 살아 있는 눈빛은 확실히 타고난 것 같아요. 그건 연습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또 시우가 언어를 굉장히 빨리 습득하는 편이에요. 한 번 알려준 단어는 다 기억해요. 그러다 보니 엄마로서 더 욕심나더라고요! 가장 좋은 점은 제 웃는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는 거예요. 자고 있을 때나 좀 심각할 때는 남편 얼굴, 웃을 때는 제 얼굴이 보여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시우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4개국어 능력자 엄마의 영어 교육법이 궁금한데요? 


이것만큼은 신경 쓰고 싶다 하는 게 영어예요. 저랑 남편 둘 다 어렸을 때 공부에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시우가 우리를 닮았으면 당연히 공부 쪽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아 자연스럽게 놀면서 습득하도록 해요. 물론 저는 엄청난 의도를 가지고 영어를 알려주고 있지만요.(웃음) 영어 유치원 안 가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오기도 있어요. 내가 먼저 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시우와 영어로 대화하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생활 영어가 늘었어요. 제대로 알려줘야 하니까 먼저 연습하고 나서 가르쳐주다 보니 영어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로즈 디테일 드레스 MOON SUN 진주 이어링 JUDY AND PAUL

육아 철학과 로망도 있을 텐데, 두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나요? 


‘항상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자’가 우리 부부의 생각이에요. 부모지만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게끔 잘 키우고 싶어요. 그래서 제 욕심이 지나치지 않도록 남편한테 옆에서 얘기해달라고 했어요.

아이들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컸으면 좋겠어요. 


남편과 육아 분담도 확실히 하고 있다고요?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어린이집 등원시킬 준비를 하면서 밥 먹이고 씻기는 일을 해요. 그러고 나서 남편이 시우를 어린이집 데려다주면 저는 방송국에 갈 준비를 해요. 그사이엔 시어머니가 시안이를 봐주시고요. 

새벽에 우는 아이를 달래는 일은 남편 담당이에요. 팀워크가 잘 맞아요. 또 남편은 몸으로 놀아주고, 저는 차분하게 책 읽어주고 대화를 하죠. 우아하고 차분한,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엄마이고 싶은데, 벌써부터 든든해요. 

제가 무언가 걱정하고 있으면 시우가 와서 “괜찮아” 하며 예쁘게 말을 해줘요.


화이트 재킷 OBZEE 이어커프, 네크리스 모두 J.ESTINA

곧 결혼 5주년이죠? 7년의 연애 기간까지 합하면 10년 넘게 서로의 곁에서 함께했어요. 남편은 어떤 사람인가요? 


연애 초반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아요. 뿌리 깊은 나무 같은 우직하고 듬직한 사람이에요. 제 마음이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하다면 남편은 그걸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죠. 남편으로서도 너무 좋지만 진짜 최고의 아빠예요. 더 바랄 게 없어요.


“삶이란 하루하루 속에서 찾아가는 감사함”이라고 말한 적 있어요.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단단한 내면과 곧은 심지를 지닌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잘 모르겠네요.(웃음) 유리처럼 연약한 것 같은데, 또 깊숙이 들여다보면 강단이 있는 것 같기는 해요. 마음을 다잡으려고 늘 노력해요. 남편은 저한테 사막 속에서도 살아남는 잡초 같대요. 그 말이 정말 와닿았어요.


튜브 톱 드레스 J.ALLEY 플라워 모티프 이어링, 뱅글 모두 DANA BURTTON

사랑과 인간관계, 삶의 방식 등을 다룬 책들을 직접 펴내거나 번역하기도 했어요. 가정을 이루고 출산을 하고 나서 사랑과 삶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있었나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무엇으로도 대체하지 못할 만큼 크지만, 동시에 부부로서 남편과의 관계를 더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육아가 힘들기도 하고 서로 소홀해질 수도 있을 만큼 편해졌지만 그럴수록 더 서로를 챙기고 아내, 남편으로서의 역할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지금의 이런 생각을 책으로 남겨볼까도 싶어요. 글쓰기는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일 중 하나거든요.


아이돌에서 작가 겸 번역가, 배우, 방송인까지 다양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다음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원더걸스로 활동할 당시 ‘4개국어 엄친딸’이라며 언어 실력에 대해 강조하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난 가수인데’ 싶기도 했지만 욕심도 나더라고요. 스스로 떳떳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팔랑귀지만 은근히 고집도 있어요.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웃음) 요즘 ‘엄마표 영어’를 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요. 그쪽으로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이 동화나 간단한 그림책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엄마들이 같이 배울 수 있는 저만의 영어 교육법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혜림 주부생활 5월 호 커버이미지  혜림, 원더걸스 혜림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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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Editor 박유은

Feature Editor 전혜라

Photographer 최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