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보다 더 단단한 마음
제14회 몸짱소방관 선발대회 대상 수상자로 달력 촬영에 참여한 서울성북소방서 박재홍 대원.한 장의 달력이 누군가의 치료비가 되고, 한 사람의 삶을 밝힌다. 현장의 숨결을 품은 소방대원들이 만든 열두 번째 희망의 기록.
12년 동안 이어져온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은 화상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전하는 나눔 프로젝트다. 희망나눔 달력을 기획하고 운영해온 서울소방재난본부 최치환 조정관은 프로젝트가 쌓아온 의미와 그간의 흐름을 들려준다. 이어 ‘제14회 몸짱소방관 선발대회’ 대상 수상자로 달력 촬영에 참여한 성북소방서 박재홍 대원이 현장의 이야기를 더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달력을 만들어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나눔 프로젝트가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살펴봤다.
최치환 서울소방재난본부 예방과 홍보기획팀 조정관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와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2012년에 시작한 ‘몸짱소방관 선발대회’가 2014년부터는 화상 환자를 돕는 ‘희망나눔 달력’ 프로젝트로 확장되었어요. 소방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알리고 저소득층 화상 환자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기부 캠페인으로 자리 잡은 것이죠. 많은 캠페인이 반짝하다 사라지는 것과 달리 희망나눔 달력 프로젝트가 꾸준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 덕분이에요. 여기에 모델부터 촬영, 홍보, 판매까지 각 분야의 재능 기부와 헌신이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지탱해온 가장 큰 힘입니다.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데 큰 힘이 되어준 파트너들이 있을 것 같아요.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은 소방관뿐 아니라 국내 대표 사진가 배강우 작가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로 완성되는 프로젝트예요. 특히 GS리테일은 2014년 첫해부터 12년째 제작 후원과 판매를 함께하며 나눔 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죠. 이처럼 개인과 기업의 꾸준한 참여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프로젝트가 의미 있게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몸짱소방관 선발대회’는 소방 역량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이기도 하죠?
‘몸짱소방관 선발대회’는 이제 연례행사를 넘어 소방관 스스로 체력과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성장의 장으로 자리 잡았어요. 소방관이 되기 전부터 대회를 목표로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이전 수상자의 권유로 도전하는 등 다양한 참여 동기와 사례가 생겨나고 있죠. 처음에는 서울소방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이제는 타 시도 소방과 기관으로 확산되어 여러 지역에서 기부 달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이러한 나눔 문화의 확산이 가장 뜻깊습니다.
특히 화상 환자 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랜 치료 과정과 높은 비용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화상 환자가 많아요. 특히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은 가장 가까이에서 화상 피해자들을 보는 만큼 늘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화상 치료비 지원에 집중해왔어요. 지난 11년간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은 11만 부 이상 판매되며 약 12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어요. 이렇게 모인 기금은 한림화상재단을 통해 중증 화상 환자 300명의 치료비로 지원되었고요. 시민들의 따뜻한 참여가 화상 환자들의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죠.
지원을 받은 환자들 중 기억에 남는 사례를 들려주세요.
올해 달력에는 전나영 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어린 시절 신체의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었지만, 12년간의 수술과 재활 끝에 건강을 되찾았죠. 현재 디자인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이어가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화상 입은 아이들을 돕는 ‘화상 경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한 사람의 회복이 또 다른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라고 생각해요.

2026년 달력의 콘셉트나 비주얼에는 어떤 키워드가 담겨 있나요?
달력의 표지는 ‘서울의 낮과 밤을 지키는 소방관’을 상징적으로 담아냈어요. 365일,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 서울에서 재난과 사고 현장으로 가장 먼저 뛰어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헌신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앞으로도 서울소방은 언제 어디서나 시민의 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을 앞으로 지속 가능한 나눔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세운 비전이 있나요?
올해로 벌써 12번째 달력이 나왔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이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달력을 만들어가고, 더 나아가 건강한 기부 문화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달력의 ‘나눔의 정신’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 다른 국가에도 소개해 확산시키는 일이에요.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더 넓은 곳에 희망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6년도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은 어디에서 구매할 수 있고, 판매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2026년도 달력은 탁상형과 벽걸이형 두 가지로 제작했어요. 가격은 배송비 포함 1만4900원이고, GS리테일 자회사인 GS샵에서 구매 가능해요. 판매 기간은 ‘119 소방의 날’인 11월 9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이며, 총 6000부 한정 판매로 진행합니다. 혹시 아직 내년 달력을 구하지 못했다면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박재홍 서울성북소방서 현장대응단 구조대 대원

‘몸짱소방관 선발대회’는 경쟁률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원하며,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나요?
매년 40~50명의 현직 소방관이 예선에 참여하고 있어요. 보디빌더, 트레이너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보디빌딩 대회와 동일한 수준의 기준으로 체형과 컨디션을 엄격하게 심사하죠. 이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12명의 소방관이 달력 모델로 최종 선발됐습니다.
달력 제작에 참여하는 소방관들은 본업 외 시간에 체력 단련과 촬영 준비를 병행해야 합니다. 자부심도 크지만 부담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소방관이라는 직업 특성상 평소에도 강한 체력이 필요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준비 자체가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제 경험상 가장 어려운 건 식단 관리였어요. 식욕을 참지 못해 식단을 어긴 적도 있고, 열심히 지켰는데도 체지방이 줄지 않아 답답했던 적도 있고요. 팀 회식 자리에서도 눈앞에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했지만, 챙겨온 닭가슴살과 즉석밥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운동을 계속하면서 몸이 눈에 띄게 변하는 것을 보며 끝까지 버틸 수 있었고, 결국 대상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 무척이나 뿌듯합니다. 살면서 여러 상을 받아봤지만 ‘몸짱소방관 선발대회’ 대상이 저에겐 가장 특별해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기도 하고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실제 화재 현장에서 운동 효과를 크게 느낀 적이 있어요. 구조 대상자를 들것으로 옮기는데 평소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20kg이 넘는 방화복과 장비를 착용하고 오래 현장을 뛰어도 쉽게 지치지 않았고요. 운동의 효과를 체감한 순간이랄까요.(웃음) 몸도 좋아지고, 일의 역량도 함께 올라가니까 그야말로 일석이조였죠. 대회를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다 보니 앞으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더 잘 지킬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도 얻었어요.
소방관으로서 이미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한발 더 나아가 또 다른 나눔에 동참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소방관으로서의 사명과는 별개로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우선 사회에 좋은 영향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직업적 소명과는 다른 뿌듯함을 느껴요. 또 소방관으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이 더 높아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달력 수익금이 화상 환자에게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때 ‘나의 노력이 누군가의 삶을 실제로 바꿀 수 있구나’ 하는 보람을 크게 느껴요. 이런 경험들이 결국 현장에서 제 일을 더 헌신적으로 할 수 있는 중요한 동기가 되는 것 같아요.
몸짱소방관 희망나눔 달력 구매 링크
구성 탁상형, 벽걸이형
가격 1만4900원(배송비 포함)
구매처 GS샵
판매 기간 11월 9일(119 소방의 날) ~ 2026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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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오한별
Photographer 정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