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좋아!

누군가는 자연인으로 살고, 누군가는 문명의 이기를 거부한 채 모든 것을 제 손으로 빚어내고, 누군가는 밴을 타고 세계를 떠돈다. 남들 눈에는 ‘사서 고생’ 같지만, 그 안에는 꽤 단단한 행복이 있다.
BOOK
➊ 월든
1854년 출간된 «월든»은 하버드대 출신의 엘리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 지은 오두막에서 2년 2개월간 자급자족하며 생활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당시 “공부까지 한 사람이 왜 저러고 사냐”는 소리를 들었던 소로는, 남들이 더 큰 집과 물건을 갖기 위해 평생을 저당 잡힐 때 거꾸로 ‘최소한의 삶’을 통해 영혼의 자유를 찾고자 했다. 그는 인생의 정답이 도시의 소음이 아닌, 자연의 고요 속에서 나를 대면하는 시간에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
MOVIE
➋ 리틀 포레스트
도시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 자발적 이탈을 선택한 주인공 이치코는 고향으로 돌아와 계절의 속도에 맞춰 직접 씨를 뿌리고 정성껏 끼니를 지어 먹는다. 효율과 성과가 지배하는 세상의 눈에는 ‘대책 없는 후퇴’처럼 보일지 모르나, 제 손으로 일궈낸 소박한 식탁은 그 어떤 화려한 성취보다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나를 돌보는 일에 집중하는 삶은 인생이 꼭 앞만 보고 달리는 데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TV SHOW
➌ 나는 자연인이다
누구나 한번쯤 ‘다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갈까?’라는 상상을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는 복잡한 인간관계와 경쟁이라는 사회의 틀을 과감히 깨고 산속 오지의 삶을 선택한 이들을 다룬다. 직접 지은 투박한 집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로 밥을 지어 먹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사회가 정한 기준이 아닌, 자연의 섭리에 몸을 맡긴 채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무소유 삶은, 정답 없는 인생이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위안을 전한다.
MOVIE
➍ 노매드랜드
경제적 붕괴로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 펀이 낡은 밴을 몰고 길 위로 나서며 시작되는 영화는,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안정적인 정착’이라는 공식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노매드들은 거창한 낭만을 좇기보다 매일의 노동과 유랑 사이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묵묵히 지켜나간다. “나는 집이 없을 뿐(Houseless), 길을 잃은 게(Homeless) 아니다”라는 대사처럼 규격화된 주거와 사회적 안전망 밖에서도 인간은 충분히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YOUTUBE
➎ CheapRVliving
영화 <노매드랜드>의 실제 모델이자 밴 라이프의 대부, 밥 웰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칩RV리빙’은 현대인의 가장 큰 굴레인 주거비와 소유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한다. 그는 번듯한 집 대신 밴이나 자동차를 선택해 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실전 노하우를 공유하며 80만 구독자에게 영감을 선사한다. 또한 노매드 연대를 구축하고 소외 계층 자립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기도 한다. 최소한의 짐으로 공간을 채우고 태양광발전으로 에너지를 자급하며, 사막과 숲을 앞마당 삼아 사는 이들의 일상은 ‘집이 있어야 행복하다’는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다. 길 위에서도 삶은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대판 유목민 가이드 북.
BOOK
➏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의 소설 «편의점 인간»은 18년째 아르바이트생으로 살며 ‘정상성’이라는 사회적 기준을 거부한 게이코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변에선 결혼과 번듯한 직장이라는 매뉴얼로 그녀를 교정하려 들지만, 게이코는 타인의 시선에 맞추는 대신 자신을 가장 숨 쉬게 하는 편의점이라는 작은 세계를 선택한다. 남들이 보기엔 대책 없는 오답 같아도, 자신만의 규칙 속에서 안정을 찾는 그녀의 모습은 기묘한 홀가분함을 선사한다. 결국 행복은 세상이 정한 기준이 아닌, 나를 나답게 만드는 공간에 있음을 서늘하고도 유쾌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MOVIE
➐ 소공녀
한 잔의 위스키와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는 가사도우미 ‘미소’. 집세가 오르자 그녀는 집을 포기하고 대신 자신의 취향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길 위로 나선다. 보통의 사람들이 집을 사기 위해 취향과 행복을 유예할 때, 미소는 거꾸로 집이라는 사회적 정답지를 찢어버린 채 여행자가 된다. 남들이 보기엔 ‘대책 없는 가난’이자 ‘우선순위가 뒤바뀐 삶’일지 모르나, 캐리어 하나에 전 재산을 담고도 당당히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그녀의 모습은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MOVIE
➑ 캡틴 판타스틱
숲속을 누비며 자급자족 교육을 이어가는 아빠 벤과 여섯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문명 세계의 눈으로 보면 괴짜 가족이지만, 이들에게 숲은 거대한 학교이자 철학적 사유의 장이다. 정해진 교과서 대신 비판적 사고를 배우고, 마트의 가공식품 대신 직접 사냥과 채집으로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이들의 삶은 제도권이 정해놓은 공식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도시로 내려온 가족이 낯선 문명과 충돌하는 과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현대인의 삶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YOUTUBE
➒ Simple Living Alaska
도시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알래스카의 야생으로 뛰어든 젊은 부부의 삶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심플 리빙 알래스카(Simple Living Alaska)’는 자급자족이 선사하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보여준다. 이들은 마트 대신 숲과 바다에서 식재료를 구하고, 영하의 추위를 견디며 스스로 직접 집을 고치고 땔감을 구하는 일상을 공유하며 수백만 명의 마음을 움직였다. 현대 문명의 이기를 버린 대가는 혹독한 노동이지만, 그들이 마주하는 압도적인 자연경관과 직접 일궈낸 한 끼의 식사는 ‘사서 고생’이 아닌 밀도 높은 삶의 증거다.
YOUTUBE
➓ 포테이토 터틀
채널명에 담긴 의미처럼, 조금 평범하고 느리더라도 100개의 버킷 리스트를 묵묵히 좇는 유튜버 ‘벨’의 여정은 그 자체로 유쾌한 반란이다. 인도 배낭여행부터 아이슬란드 오로라 보기까지, 남들에겐 무모한 도전을 벨은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곧장 실행에 옮긴다.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주변의 속도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벨은 영상 내내 망설임 없는 태도로 응원을 건넨다.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꿈꿔보겠다”는 그녀의 선언은 정해진 궤도 밖을 서성이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배짱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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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오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