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ating Family Worldwide

세계 각국의 가족 기념일에는 저마다의 전통문화와 생활 감각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가족 구성원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는 점은 같다.

 



JAPAN 5월 5일 어린이날

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


일본의 어린이날에는 독특한 장면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5월 5일이 어린이날인데, 일본에서는 이날 집 밖에 잉어 모양 깃발인 ‘고이노보리’를 걸어둔다.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잉어처럼 아이들이 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전통이다. 원래는 5월 5일 단고노셋쿠, 즉 남자아이의 성장을 기원하던 풍습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을 기원하는 어린이날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INDIA 11월 14일 어린이날

아이들만을 위한 학교 축제일


인도의 어린이날은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린이 교육과 복지에 헌신했던 초대 총리 ‘차차 네루(자와할랄 네루의 애칭, 네루 삼촌이라는 뜻)’의 생일인 11월 14일을 어린이날로 지정해 학교마다 헌화와 기념식을 진행한다. 노래와 춤, 게임 등의 행사도 이어지는데, 특히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춤 공연을 준비한다. 가정보다는 학교가 중심이 되어 아이들을 축하하는 날이라는 점이 인도 어린이날의 가장 큰 특징이다.

 

CHINA 6월 1일 어린이날

나라 전체가 한마음으로


중국에서는 어린이날이 가정의 행사라기보다 사회 전체의 축제처럼 펼쳐진다.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는 공연, 체험 활동, 전시 같은 프로그램이 잇달아 열리고, 하루 종일 아이들을 위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최근에는 아동 친화 도시 정책이 확산되면서 도시 차원의 배려가 강화됐고, 한 자녀 정책 시절 외동아이에게 사회와 가족의 관심과 자원이 집중됐던 배경 역시 이런 분위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GERMANY 예수 승천일(5월 중 목요일) 아버지의 날

아버지의 즐거움을 손수레에 담아


독일의 아버지의 날은 조용한 가족 식사보다 바깥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예수 승천일(Christi Himmelfahrt)’이기도 한 아버지의 날에는 남성들이 손수레인 ‘볼러바겐(Bollerwagen)’에 음식과 음료를 싣고 밖으로 나선다. 맥주와 먹을거리를 담은 수레를 끌고 하이킹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것이 전통적인 풍습이다. 독일에서는 아버지의 날이 곧 남성의 날이기도 해서 아버지와 아들이 여러 추억을 쌓기도 한다.

 

UNITED KINGDOM 사순절 기간 넷째 주 일요일 마더링 선데이

케이크와 꽃으로 전하는 감사


영국에서는 ‘어머니의 날(Mother’s Day)’이 아니라 ‘마더링 선데이(Mothering Sunday)’라는 표현을 쓴다. 사순절 넷째 주 일요일에 자신이 세례를 받은 ‘모교회(Mother Church)’를 찾던 전통에서 유래한 기념일로, 오늘날에는 어머니에게 꽃과 작은 선물을 전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이날 함께 나누어 먹는 전통 음식으로는 심넬 케이크(Simnel Cake)가 있다. 사순절, 부활절에 즐겨 먹는 과일 케이크로 마더링 선데이의 상징이 되었다.


SOUTH AFRICA 9월 24일 헤리티지 데이

공동체와 전통문화를 기억하는 하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헤리티지 데이(Heritage Day)’는 특정 가족 구성원을 위한 날이 아니다.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모여 ‘ 우리가 누구인지’ 그 뿌리를 확인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엄밀히 따지면 9월 24일은 나라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기념하는 날로, 전국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열린다. 직계가족 중심을 넘어 공동체 전체를 가족처럼 여기는 것이 이 문화권의 흥미로운 특징이다. 이날은 전통 의상을 입고 집밥과 브라이(Braai) 같은 전통 음식을 다 같이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한 사람, 한 가족을 위한 기념일이라기보다 공동체가 함께 모여 뿌리와 생활 문화를 나누는 날에 가깝다.

 

THAILAND 8월 12일 어머니의 날 12월 5일

아버지의 날 국부, 국모를 기리며 전하는 감사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태국에서는 왕실의 기념일을 어머니의 날, 아버지의 날로 명명한다. 故 시리낏 왕비의 생일인 8월 12일을 어머니의 날, 故 푸미폰 국왕의 생일이자 국가기념일인 12월 5일을 아버지의 날로 정한 것. 많은 입헌군주국이 그러하듯 왕과 왕비를 아버지, 어머니의 상징으로 보는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셈이다. 어머니의 날에는 재스민꽃을, 아버지의 날에는 칸나꽃을 건네는 풍습도 있다.

 

사진 아이스톡(iStock), 언스플래쉬(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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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홍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