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akening
손태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베이지 재킷, 타이 블라우스 모두 NEU_IN
오늘 다양한 콘셉트의 옷을 입었는데, 하나같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굉장히 다채로운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결과물이 좋았다니 다행이에요. 공연을 제외하고는 오늘 가장 많은 옷을 갈아입은 것 같아요. 조금 쑥스럽기도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스태프들이 고생해준 덕분이죠. 하나하나 공들여 준비해주셔서 늘 고마운 마음이에요.
평소 패션이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멋진 옷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옷에 크게 개의치는 않아요. 아무래도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좀 신경 써야겠다 싶지만 잘 안 되더라고요. 안 좋게 얘기하면 약간 게으르다고 해야 할까.(웃음) 아이템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민하면서 고르지는 못해요. 대신 공연할 때는 의상이나 스타일링을 일일이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에요. 무대에서 화려한 옷을 자주 입다 보니 일상에서는 더 편하게 입는 것 같기도 해요. 어떤 날은 그냥 집히는 대로 입고 나가기도 하고요.
러프한 텍스처가 돋보이는 실버 재킷 THE GREATEST 스트레이트 핏 팬츠, 키링 모두 NEU_IN 블랙 로퍼 THE GREATEST 셔츠, 넥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난 여름에는 오랜만에 팬미팅도 했죠? 공연과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어땠나요?
날짜를 가늠해보니까 무려 1년 5개월 만에 마련한 팬미팅이더라고요. 생각보다 늦어져서 많이 아쉬웠지만 그만큼 더 기쁘고 뿌듯한 만남이었어요. 아티스트 입장에서 공연과 팬미팅은 확실히 달라요. 무대를 공들여 준비하는 건 똑같지만, 공연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실수 없이 선보이는 느낌이 강한 반면, 팬미팅은 변수가 참 많거든요. 뻔한 말 같지만, 정말 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인 것 같아요. 그때그때의 반응이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개되기도 하고요. “혹시 멀리서 오신 분도 계신가요?” 물었더니 어떤 분은 일본에서, 또 어떤 분은 미국에서 오셨다는 거예요. 그런 대답을 들으면 너무 고마우면서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더더욱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자고 생각해요. 가수 손태진을 넘어 인간 손태진을 가장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자리가 아마 팬미팅이 아닐까 싶어요.
브라운 재킷 NEU_IN 레오퍼드 패턴 블라우스, 팬츠 모두 CARUSO
콘서트와 방송 출연은 물론 MBC 표준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 유튜브 채널과 함께 웹 예능 <진이 왜 저래>등의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원동력이 뭔가요?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타고난 기질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뭔가에 도전하는 데 크게 주저함이 없고, 일단 하기로 결정하면 별 불만 없이 해나갔어요. 대단한 책임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냥 하기로 했으니까 한다’ 정도? 물론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은 일도 많지만요.(웃음) 고맙게도 어릴 때 부모님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 덕도 크죠. 라디오 DJ를 맡은 지 1년 3개월 정도 됐는데, 시작할 때는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청취자분들을 만난다는 게 결코 가벼운 약속은 아니니까요. 동시에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주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다 보니 절대 놓칠 수 없었죠. 그런 순간 언제나 저는 ‘일단 해보자’를 선택하는 편이에요. <팬텀싱어> <불타는 트롯맨>에 도전한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해보고 싶었던 것, 혹은 우연치 않게 기회가 주어진 것에 늘 마음을 열어놓고 일단 뛰어들죠.
네크라인에 셔링 디테일을 더한 스웨트셔츠 NEU_IN
5개 국어를 하는 언어 실력(손태진은 한국어,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에 갑자기 진로를 바꿔 서울대학교 성악과에 덜컥 합격한 일화나 <팬텀싱어>와 <불타는 트롯맨>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크로스오버와 트로트 오디션을 동시에 석권한 유일한 가수이기도 해요. 소위 ‘사기캐’ 같은 이런 능력은 어떻게 가능한가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고, 일단 하면 스스로 만족할 만큼 노력하는 부분도 분명 있죠. 어떤 때는 승부욕이 발동하기도 하고요. 어릴 때부터 새로운 것을 접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익혔던 것 같아요. 그게 타고난 재능이라면 재능인지도 모르겠어요. 운동신경도 좋은 편이라 뭘 해도 늘 ‘제법 잘하는 축’에 속했어요. 잘하면 재미있고, 재미있으면 더 좋아하고 계속하게 되잖아요. 말하다 보니 너무 자기 자랑 같아서 민망한데, 사실이에요.(웃음) 그러다 대학에 가서 크게 한 번 좌절했죠. 급하게 입시용으로만 준비해서 입학한 저와 달리 동기들의 성악 실력은 어마어마했거든요. 현실의 벽을 느끼고 나서 엄청난 연습을 했고 못 치던 피아노가 저절로 쳐질 때까지 연습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어요. 제 능력이라고 하면 얼마간 타고난 습득력, 좋아하는 것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집중력과 에너지, 필요할 때 발동되는 승부욕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스티치 장식이 돋보이는 재킷, 팬츠 모두 NEU_IN 스퀘어토 더비 슈즈 THE GREATEST
다 가졌네요.(웃음) 요즘 가장 관심 있는 일, 혹은 몰두하는 건 뭔가요?
자기 개발을 해야 하는데 통 시간을 못 내고 있어요. 보컬 연습처럼 음악과 관련된 일은 기본적으로 하되, 그 외에 저를 채우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죠. 일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데 2년째 답보 상태거든요. 늦지 않게 꼭 실천하고 싶어요. 제가 외우는 걸 특히 잘해서 작심하고 시작하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웃음) 또 하나는 건강이에요. 놀이로 즐기는 스포츠 말고 체력과 컨디션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해요. 귀찮고 하기 싫을 때도 있는데, 그냥 하나의 스케줄이라고 생각하고 가급적 안 빠지려고 노력하죠. 책도 더 읽고 싶고 작곡 공부도 우선순위에 올려놨어요. 일단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은 스케줄이 너무 빠듯해서 마음만 분주하네요.
늘 도전과 성장에 목말라 있군요.
예전에 누군가 제게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일정 부분은 동의해요. 힘들게 한다는 것이 스스로를 괴롭히거나, 불안 혹은 결핍을 느낀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조금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요. 그래서 당장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목표나 계획은 늘 마음속에 품고 살려고 하죠. 또 새로운 일이나 기회가 주어지면 장애물을 생각하기보다는 ‘그래 일단 해보자’라고 생각하고요. 저한테는 그것 자체가 즐거움인 것 같아요.
기하학적 패턴의 셔츠 THE GREATEST 브이넥 니트 톱, 핀턱 포인트 팬츠, 스카프 모두 NEU_IN
곧 연말이에요. 혹시 특별한 계획은 없나요?
어릴 때의 연말은 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어요. 각자 바쁘게 살다가도 연말에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희 가족 문화였는데, 올해는 모르겠네요. 라디오 외에 예능 프로그램도 두어 개 새로 시작할 것 같고, 웹 예능 <진이 왜 저래>도 조금 다른 방향으로 시도해볼까 고민 중이에요. 그중 하나는 농구를 주제로 한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인데, 학창 시절에 농구를 워낙 좋아했어서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커요. 팬분들에게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올해는 팬미팅을 통해 오랜만에 팬분들과 깊게 소통하기도 하고, 여러 채널에서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뿌듯하기도 해요. 팬분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에 감사한 마음과 행복으로 꽉 찬 연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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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ditor 김은향
Fashion Editor 박유은
Photographer 주용균
STYLIST 박선영
HAIR 김환
MAKE-UP 백현아